마르스 이야기

늙은 개와 산다는 건 - 1

말스맘 2014. 6. 16. 04:19

 

늙은 개와 산다는 건,

시한부 장애를 가진 자식을 돌보는 그 마음과 비슷할 것이다..

 

더 이상 좋아지지 않는다는 것도 알고,

곧 끝이 온다는 것도 알고,

남들보다 이승과의 인연이 짧다는 것도 알지..

하지만...

포기가 안 되는 것이고,

희망을 버릴 수 없는 것이고,

가슴한쪽이 짠하게 저려오는 것이고...

 

직업의 특성상 일요일이 늘 미안하다..

8시간 넘는 시간 동안 혼자서...

누웠다가는 다리에 힘을 주고 얼른 일어나질 못하는데..

일어나고 싶어 얼마나 바둥댔을 것이며..

맘 같지 않은 자기 몸에 얼마나 당황했을 것이며...

미안하다..

 

퇴근하고 와도 이내 자기 바쁘다..

먹지도 않고..

나두 일요일은 먹는 거 보단 걍 자게 둔다..

왜냐하면,,

만약 다리에 힘이 잘 들어가 벌떡 일어났다면

8시간 동안 집안을 계속 돌아다녔을 것이고..

다리에 힘이 안 들어가 일어나질 못 했다면

8시간 동안 바둥대다 지쳤다가 바둥대다 지쳤다가를 무한 반복했을 테니까..

 

그래서 약만 겨우 먹이고 밥은 뒷전이다. 

근데 그리되면 또 신체리듬은 제 자리를 못 찾는 거니 

그에 대한 또다른 문제는 있겠지..

 

오늘 밤에서 낼까지 서서히 정상 궤도에 올려 놓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