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르스 이야기

[스크랩] 시크한 넘... 그래도 속정은 있는가 봅니다^^

말스맘 2014. 1. 16. 17:01


올 해 18년차 들어가는 울 아들내미 오늘 모습입니다. 참 애교없게 생기지 않았습니까?ㅋㅋ
그래요ㅜ 욘석은 애교도 없고
개라면 늘 있다고 생각하는 주인에 대한 충성심;..
뭐 이런 것과는 거리가 먼~~
그저 자유로운 영혼입죠ㅋ (근데 생각해봄 꼬맹일 땐 나름 애교도 있었던 것 같습니다. 아주 잠깐ㅋㅋ)
게다 욘석은 혈압이 높고 심장도 안 좋아서 그런가 온도에 민감하여 방 온도 조금 높으면 귀가 빨개지고 호흡이 격해지고 아주 사람을 식겁시키죠.
뜨거운 방바닥에 몸을 누이시는 경우는 절대 없으시고
늘 무언가 푹신한 어디에 올라가 계셔야 하는...
근데 요전에 아플 때 걷다가 방바닥에 쓰러지듯 넘어졌는데 힘이 없어 그대로 잠이 들었나봐요.
침대에 없는 애를 확인하고는 놀라서 찾아보니 방바닥에 옆으로 누운채 입이 벌어지고 혀가 길게 빠지고 침이 흥건히 나왔으며 숨을 '허억..허억..'하고 있더라구요.
그때 방온도는 22~23도 쯤ㅜ
무슨 한증막 온도도 아닌데 녀석은 이미 사우나에 지칠대로 지친 모습이랄까...
근데 저는 추위를 몹시 싫어하고 집에선 두꺼운 옷 입는 걸 아~주 싫어하는 타입이라
아이가 그런 상황인지도 모르고 17년을 제 몸에 맞는 온도로 살았더랬죠.
물론 욘석도 젊고 건강할 땐 별 문제 없었겠지만
그래도 미안한 맘에 요즘엔 제가 좀 춥게 산답니다.

근데.. 엊그제.. 결국 제가 몸살기가 왔네요ㅜ
침대에서 자는데 왜 그런 느낌 아시죠? 어디 뜨거운 데서 몸 좀 지졌음 좋겠다 싶은 그런 느낌..
전 아픈 몸에 비몽사몽으로 뜨거운 방바닥을 찾았더랬죠.
욘석을 위해 대부분의 바닥이 뭘로 덮여 있어서
제가 찾아 몸을 누인 곳은 옆으로 겨우 누울 만한 애매한 공간이었어요.
근데 여기서부터 저는 울 아들내미를 재발견하게 됩니다.

늘 그렇듯 시원한 곳에서 주무시고 계시던 욘석이 어그적어그적 제 주위를 돕니다.
이상했겠죠. 늘 튼실한 엄마가 안 하던 짓을 하니...
근데 그 다음,
녀석이 제 머리맡으로 자기 머리를 대고는 그 뜨거운(?) 바닥에 눕는 겁니다.
말씀 드렸듯 욘석은 애교며 충성심 뭐 이런 거 하고는 전~혀 관계없는 그저 시크한 자유로운 영혼에다가 뜨거움은 목숨에 위협(?)을 느끼는데 말이죠.
그래도 욘석 엄마가 걱정되긴 했던가 봅니다. 감동ㅋㅎ
그 와중에 저는 또 "마르스 넌 여기 누우면 안돼. 얼렁 저기로 올라가. 여긴 너한테 넘 뜨거워"하면서 몸을 일으킬 기운은 없어 손을 위로 올려서 손바닥을 베개삼아

애 머리라도 받쳤죠.
그대로 잠이 다시 들었나봐요.
얼마가 지났을까 깨보니 그 자세 그대로 우리 둘이는 자고 있더군요.
녀석은 거친 숨을 쉬면서 말이죠...
아픈 몸은 어디로 가고 저는 깜짝 놀라 힘이 어디서 났는지 갑자기 애를 번쩍 안고 침대위로 나는 듯이 올라가 창문을 활짝 열었습니다.


차갑고
시원하고
상쾌한
밤공기를
잊을 수가 없네요.

울 아들 이정도면 충견 아닌가요?ㅋㅋㅋㅋㅋㅋ

오늘도 저는 저 무심한 눈빛에
또 마르스바보가 됩니다^^♡

출처 : 나이든 반려동물과 행복하게 살아가기
글쓴이 : 말스맘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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